어제는 청주시내 시장엘 다녀왔어요. 읍내 시장으로는 가격조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청주시내로 시장가격 조사를 위해서였어요. 우선 저렴한 감자를 한 상자 구매했지요. 우리 건 감자표면이 오돌도돌 거친데...이 건 감자의 표면이 매끄러운 게... '빠른 거구나' 싶더군요.
과일가게도 지나치게 되었어요. 우선 여름에 제일 먹고 싶은 수박을 한 통 실한 것으로 샀어요. 과일가게에서 유일하게 "잘 익었어요? 잘 익은 것으로 골라 주세요."하고 사는 과채류가 수박이지요. 토마토도 보이더군요. 아직 새파란 줄이 사라지지 않은 것들이 진열되어 있었어요. '이 것도 빠른 거구나...' 대번 알아 볼 수 있었어요.
이렇게 출하가 빨라지게 된 게 두 가지 이유에서 비롯되었지요. 첫 째는 남들과 같은 시기에 농산물을 내 놓으면 희소성이 없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일찍, 더 빨리, 더 앞서서 시장에 내 놓아서 비싼 가격을 얻으려는 이유 때문이지요. 그래서 하우스 재배를 하고 속성재배를 하고... 그 것도 모자라 속성성장 약재를 사용하기도 하지요. 둘 째 이유는 유통기한 때문이지요. 특히 과채류가 해당되는 말인데 농협으로 수집되고 공판장으로 가서 경매를 부치고 도매업자를 통해서 도매상으로 나뉘고 다시 소매상으로 거쳐 가는 기일 동안 완숙된 것이 가다보면 이미 너무 익어서 먹어야 할 시기가 지나버리고 말지요. 그래서 익기 전에 파란 과일을 따서 보내면 가는 동안 서서히 붉게 익기 시작해서 소비자가 사 드실 때쯤이면 잘 영글어서 익은 것처럼(사실은 잘 영글어서 익은 게 아닌데) 붉게 되지요.
빠른 게 맛있느냐구요? 전혀.... 이런 경험 해 보셨나요? 시장에서 사 먹는 복숭아는 맛이 밋밋한데 과수원에서 직접 따 드시면 너무너무 맛있었던 기억들 말이예요.
자두, 토마토, 사과,복숭아, 수박, 딸기, 감자, 고구마.... 요즘은 정말 수확일도 출하일도 빨라도 너무 빨라요.
익기 전에 따면 겉으로 보기에는 별 표시가 나지 않지만 나무에 달린 채 완전히 숙성하고 뿌리에 달려서 완전하게 영글어서 익은 과일과 과채류는 맛이 완전하게 다르지요.
아마 늘 생각하셨을 거예요. [왜 농부마을은 맨날 이렇게 늦지? 해 마다 출하일이 너무 늦어...] 네... 감자도 토마토도... 될 수 있으면 빠른 거 경쟁하지 않고 다 영글고 다 익고 완숙될 때까지 늦더라도 그렇게 출하하고 싶어요. 그리고 농부마을이 소백산맥 줄기의 산간마을인 준고랭지이기 때문에도 또 늦지요.
친환경적으로 농약을 하지 않고 자연농법으로 농사하고 늦더라도 나무에 달린 채, 뿌리에 달린 채 완전히 영글고 익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추수해서 보내드리기 때문에 조금 늦더라도 빠른 거 구입하지 마시고 약 열흘만 더 기다려주세요. 그러면 가는 도중에 완전히 익은 거라 간혹 터지더라도, 맛있는 토마토, 맛있는 감자, 맛있는 사과, 맛있는 과일을 보내드릴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