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절임배추를 받으신 어떤 분이 그러시더군요.
"당신들 배추를 기른 거야, 벌레를 기른 거야?"
글쎄요... 저희도 그 분이 사진 찍어서 저희에게 보내주신 배추만 봐서는 잘 모르겠는걸요....쩝.
하지만 농약도 제초제도 하지 않고 자연농법으로 이렇게나마 농사지은 건 정말 많이 공을 들인 농사랍니다.
또 보통 농사 실력으로는 이렇게나마 자연농법 농사를 짓는다는 게 정말 어려운 거예요.....
그러면 또 이렇게 질문 하실 분들도 계실 거예요.
"이사람들아 멀쩡한 농약이랑 제초제가 지천으로 널렸는데 그런 건 다 놔두고 왜 이렇게 한심한 농사를 지은 거야? !!!"
물론.... 저희처럼 이렇게 농사 지으면 농약하고 살충제 뿌리고 깨끗하게 농사한 농산물보다 농산물의 맛도 거칠고, 수확량도 훨씬 적고, 벌레먹어 볼품도 없다는 것을 우리도 알고는 있어요.
하지만 이런 생각 해 보셨어요?
그것을 동물사료로 파는 게 아니고 다 우리가, 내가 아는 사람들이 먹는 건데 ... 거기다가 맹독을 뿌리고 바르고 칠하고 덮어 씌워서 보내 드릴 수는 없잖아요?
설마..... 나랑 우리 식구들이 먹는 밥상에 올려진 반찬과 밥에 저런 농약과 독약을 양념삼아 뿌리고 드시는 분들은 안 계실 테지요?
맞아요,
그렇다니까요.....
농약을 뿌리는 순서가 먼저냐 나중이냐의 차이일 뿐이예요.
농약과 제초제를 밭에서 먼저 뿌렸냐 아니면 나중에 밥상에서 뿌렸냐의 차이일 뿐.... 사실 독을 뿌린 것은 같은 거 아닌가요?
어쨌든 내가 먹는 음식에 치명적인 독을 뿌린 것은 맞는거 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눈으로 보기에는 흉한 농사, 수확이 적은 농사, 지나가다 보는 사람마다 혀끌을 차며 흉을 보는 볼품없는 농사라고 해도 그냥 이렇게 자연농법 농사로 건강한 농산물로 농사를 짓고 싶어요, 아니 그런 농사를 지을 거예요.
간혹... 한 해에 너 댓분이 이런 농산물이라고 속았다고 화를 내시면서 반품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그럴 때면 우리의 설명도 구차한 변명이 되고... 오히려 고객분의 성질만 더 돋구게 되어 나중에는 못 들을 소리도 하시더군요.
그럴 때면 얼마나 속상한지 몰라요.
택배비는 반품까지 갔다왔다 배로 들고 또 되 돌아온 농산물은 생물일 경우 버리게 되고....
뭐... 그래도.....
까짓 거 할 수 없죠, 뭐....
같은 마음,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가 관계를 형성하고 사는 게 세상이니까...
좋은 관계, 좋은 나눔, 좋은 생각, 좋은 삶과 생활... 그렇게 그런 사람들이 만나서 어우러지는 거죠, 뭐.
어디 그런 관계의 조건이 농사 뿐이겠어요?
좋은 공산품, 좋은 서비스, 좋은 음식....
아마 농사도 관개농업, 친환경농업, 저노약과 무농약 농업, 유기농법, 자연농법, 태평농법 등등 다양하게 있는 것처럼 식당의 음식도, 공장에서 만드는 공산품도, 사람에게 제공하는 무형의 서비스도 다 그렇게 다양하겠지요?
어떤 서비스, 어떤 공산물은 마치 농약한 농산물처럼 상대에게 독인 것도 있겠고 또 평생 고마워하고 감사할 좋은 것들도 있겠고......요.
어디... 보자....
거기 그대가 서 있는 곳은 어디인가요?
음식점인가요? 옷가게인가요? 보험회사인가요? 공장인가요? 아님................... 어디인가요?
설마 거기서 갖가지 농약같은 독을 사용해서 공산품 만들고, 공직생활하고 회사생활하고.......독을 뿌려가면서 보험 서비스하고, 당장 이득을 내기 위해서 독을 뿌리고 가시를 박아서 모양새만 보기 좋게 만드는 건 아니죠?
어디.... 보자....
거기 그대가 서 있는 곳은 어디인가요?
어디... 정말 좋은 사람 찾고 계신 건가요? 거기 어디 좋은 사람 없어요?
좋은 것만 주고 싶은 분들 모이세요. 좋은 것만 받고 싶은 분들 모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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