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가 새 집으로 이사한 것을 축하해 주셔서 감사해요.

주변을 둘러보자면 동화같은 곳으로 이사를 오긴 했는데....

그래도....  사실은.....  ^^

사실 그렇게 화려한 것만은 아니예요.

객관적으로 말씀을 드리자면 소박하다는 말이 맞는데.... 조립식 25평에 방 세칸, 마당도 아주 적당할만큼 아담하지요.  ^^

저희가 이사 온 곳에 대해 너무 좋은 것만, 너무 좋게만 이야기를 드렸나봐요.

사실 주관적으로 보자니까 저희 눈에야  좋을 뿐,  객관적으로 여럿이 점수를 내자면 많이 부족하고 어설프고.....  한편으로는 초라할 거예요.

저희가 1992년 8월 1일 현재의 교회로 부임해서  16년 동안 살아 온 옛날 집은 산 중의 골짜기 물이 모이는 곳에 있어서 너무 습해서 장농도 이불도 옷도 모두 곰팡이가 가득하고 심지어 구석에 둔 화장대는 다리가 습기에 썩어서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을 정도였어요.

그런데다가 커다란 블럭벽돌로 쌓아 지은 집이라 단열도 안되고 또 아홉 평에 방 두 칸짜리 집에서 살았었는데  갑자기 조립식으로 지은 25평짜리 방 세칸 집으로 이사를  오니까 잠실운동장 같이 느껴지고  또 그렇게 알고 감사하고 기뻐하는 거예요.   ㅋㅋ...

장마비가 오는데도 저희는 요즘 전혀 걱정이 없어요.

옛날 집에서는 비만오면 천정에서도 같이 방으로 비가 내리는 바람에 빗물을 피해서 가재도구 옮기기 바빴는데...  요즘에는 여유만만, 행복가득이랍니다.   ^^

옛날에 살던 집에서 너무 비가 많이 새니까 나중에는 양철지붕을 덧 씌웠는데 얼마나 요란한 소리를 내는지 내 모든 인생의 소리가 다 그 속에서 들리더군요.

옛날 집으로 다시 가서 살으라고 하면 절망감에 주저 앉겠지만 돌아보는 추억으로만 옛날 집을 본다면 아련한 아픔과 젊었던 때의 그리움과 우리 아이들의 갓난아기 때 쟁쟁거리는 웃음소리 .... 그렇게 소중한 보물로 한켠에 남아 있을 것 같아요.

보리는....

아직 2006년 것을 다 판매하지 못했어요.

그리고 아직 보리 방아도 찧지 못했구요.

미원에 가서 찧어야 하는데... 7월 20일 경이면 될 거예요.

축하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그럼,

늘 평강과 희락과 화평이 가정과 생업과 자녀들 중에 가득하시기를 소원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