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산등성이 밭에서 호박고구마를 캐시는 모습이 보이길래 부지런한 걸음으로 올라갔습니다.

호박고구마 크기가 제각각입니다.

골라 담는 시간이 캐는 시간에 맞먹습니다.

인건비가 많이 들어 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툴툴 말씀하십니다.

그런데다가 호박고구마는 전혀 고구마가 열리지 않는 뿌리도 있고 두 개 세개 달린 것도 참 많답니다.

고구마 줄거리 딸려 나오듯 줄줄이 달려 나온다는 옛 속담이 있어서 고구마는 무척 많이 열리는 줄 알았는데...

타산이 맞지 않으면 내년에는 다른 농사를 생각해 보자고 생각없이 말씀드렸다가 호된 말씀을 들었습니다.

"타산 따지면 농사 못짓는 거지유-, 이 땅에 농사 않 지으면 제깟 재주가 아무리 비상하대두 뭘 먹구 산단 말이유... 다 자식 생각하고 나라생각해서 농사지는 거지... 시상에... 타산맞어 밭일구는 노인네 어딧겄시유?"

산등성을 내려오는 발걸음이 참 무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