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하는 날짜를 변경하면서....

                                      심농 김경준

안녕하세요?

소슬한 바람이 불어
더욱 옛사람이 그리워지는 날입니다.
오래 전부터 저희와 함께 해 주신 성함을 뵈니
그리움으로 고파진 마음이 그나마 조금 위안을 얻습니다.

오래 묵어야 술은 귀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행복이란 것도 사람과 사람이 있어야 하고 만나야 생긴다는 것을
이제사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서로 부딪치며 상처를 입기도하면서
모난 부분은 깍아내고
또
깍아내지 못하는 부분은
꼭지와 귀를 마추어 가며
옛고성이 축성되듯 견고하게 행복을 축성한다면
묵으면 묵을수록 향기짙은 행복이 되리라 싶습니다.



날짜 변경하는 일이야 무엇이 그리 어렵겠습니까?
오래 전,
지난 날 오해와 상심으로 갈라선
아픔의 상처를 변경하는 일이
날짜를 변경하는 것처럼 쉬우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오래 전,
어쩌면----
'나조차 기억할 수 없는 지난 날의
수많은 사람들과의 아픔과 오해와 상처가
이렇게 날짜를 변경하듯 쉽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아쉬움을 담은 손으로.... 지금 날짜를 변경해 드렸습니다.


지금 변경되는 날짜처럼
모든 이들의 아픔 베인 지난 날들도
그렇게 변경되고 수정되기를 소망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