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이 하얗게 눈으로 덮였습니다.

세상의 온갖 상처와 치부를 덮을 수 있을만큼 많은 첫눈이 내렸습니다.

가난한 사람의 시름을 덮어 줄 수 있는 눈이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고통당하는 사람의 아픔을 덮어 줄 수 있는 눈이 되었으면 더 없이 좋겠습니다.

그런데 들려오는 소식은 풍년이 들수록 더 쭉정이가 되어 가는

농촌의 비명소리 뿐입니다.

아무렇게나 논 둑과 밭 이랑에 내팽개쳐 버린 고가의 농기계가

농촌에 대한 외면과 포기를 먼저 알아버린 것같아 더 불안합니다.

풍년이 들면 오히려 더 텅비어 버리는 농촌은 이제 껍데기만 남았을 뿐입니다.

[밭에서 농산물을 갈아엎는다]는 뉴스를 보면서 도시인들은 풍년가를 부르겠지만

농촌에서는 풍년가가 수심가로 들려질 뿐입니다.

정부도 방치하고 농민의 자식들이 몰려있는 도시도 잊어버린 농촌은

아무런 대안 없이 버려진 이 시대의 천덕꾸러기입니다.

[누구 하나 내 자식을 농민 후계자로, 농촌에서 살게하고 싶은 사람있을까?]

..................... 농사처럼 홀대받는 직업은 없습니다.

사정만 되고 기회만 된다면 다 농촌을 떠나려고만 합니다.

그러니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원망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이것만은 확실합니다.

농촌이 사라지고 농민은 없는 그 때, 천재지변이 발생하고 전쟁이 난다면

지금 농촌이 당하는 고통의 수백배의 고통과 수탈이 이 땅을 짓밟고 지나갈 것입니다.

지금까지 농민의 작은 이익이라도 더 챙겨 드리기 위해 보잘것 없겠지만

무던히도 뛰었습니다.

고추를 직거래로 팔아 드리고 배추를 절임을 해서 팔아 드리는 길을 열어 드렸습니다.

어떤 이는 이런 나를 보고 얼마나 버느냐고 묻습니다.

생기는 것 없이 이런 일을 왜하느냐는 것입니다.

목회나 잘할 것이지 목사가 장사꾼이 되려나보다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버려진 곳, 소외된 농촌을 누군가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소외된 사람들에게 오신 예수님,

지금 그 분이 당신의 종인 나를 소외된 농촌으로 보냈으니

내가 여기서 이 일을 한다고 자답해 봅니다.

우리는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의 농촌이--- 장래의 어느 날에 ---밀, 보리 농사가 오늘 날 사라진 것처럼

모든 농사가 사라져 버린 어느 날,

그날은 우리의 생명과 행복과 안전이 되려 우리를 소외시키는

재난의 날이 될 것입니다.

농촌의 여기 저기에 버려진 고가의 농기계가

고철로 녹슬어 가는 들판을 보고 있노라면

그것이 우리의 미래에 대한 복선을 보여 주는 듯해서 겁이 납니다.

이제,

우리 모두의 미래의 행복과 안녕을 위해 농어촌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입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먹는 것도 중요합니다.

일상용품이 중요한 것처럼 농산품도 생명과 안녕된 생활의 보장에

없어서는 안된 필수품입니다.

그래서 농촌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