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이효순·하은정·정은혜기자, 박현구(프리랜서)ㅣ사진 지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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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도 어떤 상품이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채소의 모양을 보면 중국산인지 국산인지 알 수 있다는 그녀는 당근의 경우 국산은 흙이 그대로 남아 있는 흙당근이고, 중국산은 손질을 깨끗이 해놓은 것이라고 했다. 가격은 국산이 보통 두 개에 1천원, 중국산은 세 개에 1천원이다. 대략 국산이 30% 정도 비싼 가격. 하지만 상인들 말을 들으니 중국산이라고 다 질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어떤 상품을 들여오느냐에 따라 다르단다. 품질이 좋은 것들은 맛도 국산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땅콩은 중국산이 4천원, 국산이 8천원. 무려 2배나 차이가 난다. 그런데 막상 맛을 본 이해자 주부는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곶감은 모양만 보더라도 중국산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유기농도 수입산 있어 꼼꼼히 살핀다
유기농 매장을 이용할 때는 제품 뒷면의 성분 표시와 원산지를 꼼꼼히 살핀다. 유기농이라고는 하지만 우리 땅에서 자란 것이 아닌 수입 유기농도 많은 편이다. 가능하면 국산 유기농을 구입하려고 한다. 남편이 좋아하는 라면이나 커피도 유기농 제품을 구입한다. 건강 생각하면 안 먹는 게 좋을지 모르지만 남편이 워낙 좋아하니 그나마 믿을 수 있는 유기농 제품으로 준비하는 것이다.

생선은 수산시장 이용해 이웃 주부들과 공동 구매
생선이나 해산물은 수산물 시장에서 제철에 나는 것을 대량 사다가 냉동실에 넣어두고 먹는다. 수산시장에서 많은 양을 구입하면 확실히 저렴하기 때문에 이웃 주부들과 공동 구매한 후 나누기도 한다. 일반 시장이나 마트보다 20~30% 정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두 주부의 장바구니 들여다보니…
먹을거리에 대한 공포가 심각해진 상황에서 두 명의 주부가 직접 장을 보며 우리 식탁이 얼마나 중국산에 노출되어 있는지 알아보았다. 그 결과 이번 멜라민 파동으로 시장에서 중국산이 상당 부분 없어졌다고 해도 그동안 워낙 많은 양이 수입되다 보니 여전히 우리 먹을거리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상황. 시장에 순수 국산 제품은 없고 중국산만 있는 식품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중국산이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저렴한 가격에 맞추다 보니 육안으로 보기에도 품질이 떨어지는 게 대부분. 중국산과 국산을 섞어 장본 주부에 유기농 위주로 장본 주부의 지출이 60% 이상 높았다.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유명 김밥집에서 사용하는 식재료가 상당 부분 중국산입니다. 김치나 찐쌀뿐 아니라 그곳에서 파는 육개장이나 갈비탕, 찌개 같은 건 레토르트식품으로, 즉 반 가공 상태로 중국에서 들여옵니다. 식당에서는 그냥 넣고 끊이기만 하면 되죠. 이런 반 가공 제품은 우리 주변 대중음식점, 심지어 백화점 내에 있는 식당에 납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치를 비롯해 식재료를 수입하는 한 유통업체 직원의 말이다. 그런 분식집에 납품하는 음식을 만드는 중국 업체들은 대부분 가내수공업 정도로 영세한 곳들이라고 했다.
“그렇다 보니 위생 상태가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관리를 한다 해도 작은 공장들이 난립해서 관리가 잘 안 되는 상황이죠. 우리나라의 통관 절차도 표본검사만 하기 때문에 제대로 안전성을 확인할 수 없어요. 보통 컨테이너가 몇 개씩 들어오는데 그중에서 일부만 뽑아 검사하거든요.”
더욱 충격적인 것은 수입업자들은 중국에서 수입해온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것. 만드는 현장을 직접 본 사람이라면 그 음식을 먹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고. 그렇게 잘못된 상술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중국산 식품. 하지만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삼아 우리 주변에 깊숙이 침투했다.

이렇듯 월등히 싼값으로 주머니 사정 뻔한 서민들의 먹을거리로 오래전에 우리 밥상을 점령한 중국산 식품. 지난해 수입한 농수산물과 가공식품이 1천1백79만 톤인데 그중 중국산이 3백14만 톤이다. 농산물은 중국산 비중이 훨씬 커서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도라지의 88%, 팥 73.6%, 고사리 67.5%, 참깨 49%가 중국산.
그런데 2007년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조사한 국가별 식품 부적합 건수를 보면 중국산 식품 중 무려 5백88건(수입건수 8만6천2백73건)이 부적합 판정을 받아 최고를 기록했다. 2위인 미국은 1백91건(수입건수 4만1천4백44건), 3위인 일본은 75건(수입건수 3만8천1백64건)이었다.
‘쥐머리 새우깡’, ‘납덩어리 꽃게’, ‘기생충알 김치’ 등, 이 살벌한 먹을거리들이 바로 중국에서 넘어온 것들이다. 이외에도 식약청은 지난해 수입된 중국산 냉동 골뱅이에서 1g당 세균 40만 마리가 검출돼 전량 회수 명령을 내렸고 중국산 장어양념구이에서 발암성 물질인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돼 리콜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멜라민 사건 이후 장볼 때는 원산지 표기를 꼼꼼히 체크하는 주부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중국산 먹을거리 위험을 예방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 눈에 보이는 중국산만이 다가 아니라는 얘기다. 가공식품의 원료뿐 아니라 첨가제 등 중국산은 광범위하고 깊게 우리 식탁에 침투해 있다. 그간 우리가 무심코 국산으로 알고 먹던 식품 중 대부분이 중국산일 가능성이 크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원산지관리과 류형걸씨는 “원재료가 수십 가지인 가공식품의 경우엔 주요 재료만 원산지 표기를 하기 때문에 나머지는 알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또 수입산 농산물은 모두 원산지 표기를 하게 돼 있어 대형 매장이나 슈퍼마켓 등은 대부분 지켜지고 있지만 노점상은 관리가 안 되는 부분도 있다. 수입할 때 포장이 돼서 올 때는 겉면에 원산지 표기를 하지만 포장지를 벗겨 팔면서 특별한 표기를 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모를 수밖에 없다. 다만 수입산과 우리 농산물은 형태나 빛깔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육안으로 확인하는 게 대안이다”라고 설명했다.
가공식품의 원산지 표기는 현행법상 원료 배합 비율이 50% 이상인 것을 위주로 한다. 50%가 넘는 것이 없을 때는 비율이 가장 높은 원료 순으로 두 개를 표시한다. 라면 하나에 40여 가지 이상의 원료가 들어간다고 하는데 그것을 모두 원산지 표기를 할 수는 없으므로 소량씩 들어가는 원료가 어디산인지 소비자는 모르고 먹게 되는 것.

국산 김치의 경우 홈쇼핑에서 비교적 싸게 판다고 해도 10kg에 3만원 정도. 하지만 중국산 김치는 같은 양에 6천~7천원선이면 구입할 수 있다. 따라서 밥 한 끼에 몇 천원 하는 식당은 이윤 추구 특성상 저렴한 중국산을 쓰게 마련. 김치뿐 아니라 식당에서 사용되는 각종 양념과 재료들이 중국에서 들여온 값싸고 품질 떨어지는 먹을거리일 가능성이 높다. 중국산뿐 아니라 수지를 맞추기 위해 식당에서 사용하는 값싼 수입산 재료는 먼 거리를 이동해온 관계로 방부제와 같은 첨가제가 들어 있을 가능성도 높다.
얼마 전 한 취업 사이트에서 우리나라 먹을거리에 대한 직장인들의 신뢰 점수를 조사했는데 평균 41점이 나왔다. 믿을 수 없지만 불쾌한 기분을 안고 어쩔 수 없이 사 먹는 점심식사. 남편의 건강과 기분 좋은 식사를 위해 도시락을 준비해주는 것도 현명한 방법.

쌀로 만든 과자가 더 좋다는 생각에 아이들에게 ‘미사랑 카스타드’를 사준 엄마들은 멜라민 사건이 터지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 기업 제품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된 마당에 우리 아이들이 학교 앞에서 사 먹는 국적 불명의 값싼 과자나 사탕은 더 안심할 수 없는 상황. 학교 근처 문구점 등에서 파는 값싼 과자는 원산지가 중국,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양하다. 언제 또 멜라민보다 위험한 물질이 나왔다는 보도가 터져 나올지 엄마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우리나라 제품은 아니지만 홍콩과 마카오에서 판매된, 중국에서 생산된 ‘립톤 밀크 티’ 분말 중 ‘오리지널’과 ‘골드’ 두 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됐고 또 원료공급원이 중국인 미국 하인즈사의 유아용 ‘DHA+AA 야채 시리얼’ 등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됐다. 중국에서 불법 수입, 인도네시아에서 판매되는 두유 4개 제품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한다.
이런 공포의 먹을거리들이 언제 우리 아이 입으로 들어갈지 모를 일이다. 이에 엄마들은 유기농 과자를 찾고 제빵기, 오븐 등을 구매하는 등 분주하다. 될 수 있으면 가공식품을 먹이지 않고 엄마가 직접 간식을 만들어주는 게 내 아이를 위험한 먹을거리에서 보호하는 길이기 때문.
한편, 식약청이 멜라민 분유에 대한 중국의 발표가 나온 지 열흘이 넘어서야 분유가 든 유제품 검사에 나선 점도 먹을거리 불안을 더욱 키운 요인이다. 수입된 식품의 15% 정도만 정밀 검사할 수밖에 없는 현실도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중국산을 우리 식탁에서 빼면 먹을 게 없는 것이 우리 현실이라면 관심의 초점을 ‘어떻게 안전성이 검증된 식품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쪽으로 돌려야 할 것이다.

식품 안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이트
식품의약품안전청(www.kfda.go.kr)에 접속하면 멜라민이 검출된 식품과 조사 중인 식품, 멜라민의 위해성 등을 알 수 있고 농림수산식품부(www.maf.go.kr)에서는 멜라민, 음식점 원산지표시제, GMO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소비자보호원(www.cpb.or.kr)의 ‘품목별 정보’의 식생활 코너에서는 식품 이물질에 대한 피해 보상 정보를 알 수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www.naqs.go.kr)에 접속하면 원산지 식별 정보를 알아볼 수 있다. 그 외 소비자시민모임(www.cacpk. org), 환경정의시민연대(www.eco.or.kr), 환경운동연합(www.kfem.or.kr) 등의 사이트가 식품 안전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중국산 피해 안전한 먹을거리 살 수 있는 곳
생협은 질 좋은 식재료를 생산자에게서 직접 싸게 사기 위해 소비자들이 만든 조합. 유기농 식품은 대체로 일반 식품에 비해 값이 비싸지만 일반 백화점이나 마트의 유기농 매장보다는 저렴하다. 대신 3만원 정도의 출자금을 내고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생협전국연합회(http://co-op.or.kr), 두레생협연합회(http://dure.coop .or.kr), 한살림(http://hansalim.or.kr), 푸른생협(http://pureun.or.kr), 여성민우회생협(http://minwoo coop.or.kr), 아이쿠프생협연대(http://icoop.ok.kr) 등이 있다.
집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동네 유기농 매장으로는 풀무원의 올가(orga.co.kr), 한겨레 초록마을(http://hanifood .co.kr), 무공이네(www.mugonghae.com), 신시(mall.shinsi.com) 등이 있다. 이외 직거래 장터로는 좋은 배 생산하는 이들(http://kbtrade .co.kr), 쌀농부(www.ssalnong bu.com), 수산물-어부현종(www.badaro.in), 선한농부마을(www.im2u.co.kr)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