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를 그렇게 사랑해 주시고 주위에 자랑해 주셔서 정말정말 감사드려요.  ^<^
그렇게 비싸게 구입하신 감자를 이리저리 다 나눠 주시면 어쩌시려고...
감자 [대]를 더 주문하셨네요?
감자 [특대]로 보내 드리고 조금 더 넣어 보내드릴께요.(감사감사)  ^^
그리고 정말 고사리, 깻잎, 풋고추 등은 주문서가 들어 와 있지 않아요.
한번 저희가 문자 메세지를 보내드릴께요.

그리고 ..
모든 감자는 농약하지 않고 농사를 한다는 것은.... 조금 이해하기 어렵군요.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제초제,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낫으로 풀을 깍는 일을 하지 않는 경우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제초제가 최소한 두 번 사용되어야 농산물의 풍성한 결실이 있을 테고, 해충을 방제하기 위해 살충제 농약을 농작물에 따라 수 회 사용해야 할 테고,  또 감자의 경우 바이러스병,  가루더뎅이병, 감자둘레 썩음병  등등 많은 병이 있어요.

만약에 그 중에 한 가지의 병이 든다면 올 봄에 우리가 무농약 알타리농사 실패한 것처럼  농사 전체를 망쳐서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할 텐데...
직거래도 아니고 또 최후의 소비자가 누군지 알 수도 없는 다단계의 시중유통과정을 거쳐 판매하면서 굳이 손해 볼 위험을 감수해 가면서 무농약으로 농사 할 농업인이 있을까요?
그것도 그렇게 농사 지었다고 중간 상인들이 값을 더 많이 쳐 주시는 것도 아닐텐데....

어떤 이들은 [감]은 농약을 하지 않아도 농사가 잘 된다는 분들이 있더군요.
또 어떤 이들은 [늙은 호박]은 농약을 하지 않는다고 하시는 분들도 봤어요.
또 [파]는 농약을 안해도 농사가 잘 된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그것은 조금씩, 적게 우리 집 먹을 것 농사 짓는 집들의 이야기이지 생업을 위해 대량으로 판매를 목적으로 농사할 때에는 또 이야기가 달라지지요.

사실 대량 농사를 하게 되면 농약을 하는 이유가 두 가지로 늘어 나게 된답니다.
1) 큰 일손이 필요없이, 안전하게 병충해 없이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하기 위하여
2) 상품의 [외형상]의 품질을 높이고 최상품으로 흠집없이 균일하게 농산물을 만들기 위해서.

시중에서의 최고급 상품의 기준은 [우리 몸에 건강한 농산물인가]가 아니라
외형상으로 볼 때 땟깔 좋고 잘 생긴 농산물, 반질반질한 농산물, 벌레 먹은 데가 없는 농산물, 잘 썩지 않는 농산물, 균일한 모양과 크기의 농산물이 최고급 농산물의 기준이예요.

그런 기준에 마추어 농사를 지으려면 병충해 확률이 10%만 있다고 해도 농약을 하지 않을 수 없어요.
왜냐하면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지요.
유통과정을 거쳐 판매하는 상품은 상처도 없이 그림처럼 균일하고 깨끗하게 길러야 제 값을 받게 되니 살충하고 제초하고 땟깔 내는 농약도 해야 하지 않겠어요?
그리고 오랫 동안 썩지 않고 싹 나지 않게 보관하려면 수확하고 나서도 화학 약품처리(농약)를 또 하거나 방사선 처리를 또 해야 하구요.

사실 어떤 때 자연농법을 하는 게 가장 힘이 드는가하면..
1) 열심히 건강한 농사 지어 놓고도 직거래가 안 되어
    할 수 없이 중간 상인에게 싼 값으로 내어야 할 때...
    이 때엔 외형상으로는 볼 품 없는 우리 농산물은 최상품이 아니라
    값싼중품 이하 농산물이 되어 버려요.
    당연히 제 값받을 기대는 말아야 하지요.
2) 무농약 농사를 하다가 중도에 실패했을 때...
    이 때에는 정말 아무 것도 건질 게 없어요.
3) 이렇게 건강한 농사를 하는 이유와 과정,
    그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그 의미를 폄하 받을 때....

친환경 농업, 유기농업, 자연농법농업을 의욕을 가지고 시도하다가 2~3년도 안되어 포기하는 많은 농업인들의 이유도 이런 것이 아닌가 싶어요.
오염과 파괴의 피폐해져가는 농업과 농촌의 심각성을 느끼고 친환경농업, 유기농업, 자연농법농업을 시도했던 많은 사람들이 정말로 도중에서 중도 포기하고 다시 관개농업으로 돌아간 분들이 참 많아요.
그런 분들과 만나 이야기 하다보면 [요령 껏 편하게 농사 짓고 그만큼 돈만 벌면 되지 이딴 수선 떨어봐야 뭐하나]하는 심정을 토로하곤 해요.
[내가 제초제와 농약을 쓰면서 농사를 하는 것은 내가 그렇게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이 것을 먹을 사람들이 이런 농사를 원하기 때문에 한다]는 그들의 자조적인 말에서 그들이 건강한 농업을 포기한 심정을 알 수 있지요.

다시 상추로 예를 들자면  두 어 고랑 심으면 농약하지 않고 농사가 가능해요.
그러나 판매를 한다면 문제가 달라지지요.
내가 먹을 때에야 작던 크던, 벌레가 먹었던 말던 상관이 없지만
중간상인에게 넘어갈 때나 경매사의 손에서 값이 메겨질 때에는 외형상의 기준으로 값을 메기니 농약을 하지 않고 농사 한 것은 보나마나 형편없는 값을 책정받게 되겠지요.
그러면 그 다음 농사 때에는 어떻게 할까요?
분명 그 농업이 생업이고 생계이므로 놓은 값, 최상품 값을 받기 위해 농약을 반드시 할 거예요.
그래야 매끈하게 잘 생기고 맛깔스럽고 야들야들한 상추를 재배해서 최고값을 받을 수 있을테니까요.

아마도... 그렇게 말씀하신 이웃 주민께서는 진짜 농촌의 현실과 오염된 농산물의 심각성을 아직 모르시나봐요.
오래 전에 도시로 이사를 하셨거나 대량으로 판매를 위한 농업형태를 보지 못하셨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우리가 농사를 지으면서 농부마을을 운영하는 취지는........

농약하지 않고 화학비료 사용하지 않고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짓다가 곡식이 잡초에 기운이 눌려서 수확이 조금 적으면 그 적은 손실만큼 생산된 농산물을 비싸게 팔아서 손실을 메꾸고, 또 병이 들어서 손실이 조금 생겼으면 그 손실만큼 판매하는 농산물의 가격을 높여서 또 그 손실을 메꿔서 우리 농민들도 손해 없는 농사를 하되 도시민들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자 (자연농법의 취지)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까지 오랫동안 우리 농산물을 구매 해 보셔서 잘 아시겠지만 우리 농산물이 어떤 때에는 형편없을 때가 있어요.
쉬 썩고, 쉽게 벌레가 생기고....
또 다른 곳 보다 조금 비싸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구요.
그러나... 사실 일방적으로 농업인 쪽이 손해를 보고 계속 건강한 농사를 하라고 한다면 처음에야 어떨런지 몰라도 같은 노동에 수익이 적은 농사를 계속할 엄두를 내지 않으실 거예요.
그러므로 건강한 농사, 건강한 음식을 원한다면 양쪽이 모두 조금씩 손해를 보는 게  옳다고 봐요.

우리가 농사한 농산물이 비록 쭈글쭈글하고 거칠고 벌레먹은 것도 있는 농산물이지만...
그래도 썩지 않는 밀가루 보다 벌레 생기고 썩은 밀가루가 방부제도 살충제도 없을테니 더 자연스러운 것인 것처럼 우리 농산물도 썩고 벌레가 생기는 것은 자연적인 거고 또 부끄러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만약에 편하게 관리하기 위해서 벌레가 죽는 약을 살포하거나 방사선처리를 했다면 그 농약이나 방사선이 그 것을 섭취한 사람에게는 영향이 없겠어요?

요즘은 우리밀이 인기라고 들었어요.
미국산 밀가루는 일년을 두어도 벌레가 생기지 않아요.
그런데 우리밀은 보름만 밀가루를 잘 못 관리하면 대번에 벌레가 생겨요.
어느 것이 잘 못된 걸까요?
답은 너무 쉽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차라리 외형상으로 예쁘고 먹음직 한 농산물 보다 오히려 다소 볼품은 없고 거칠지만 건강하게 생산된 농산물을 선택하는 게 더 낫겠다 싶어요.
물론 우리 농업인들도 농사를 짓는 사람이나 먹는 사람들 모두에게 이와같은 건강한 농사가 더 낫겠다 싶어서 이런 농사를 선택했지요.

이제 우리가 찾는 사람들은 우리가 이렇게 농사 지은 농산물을 이해 해 주시고 기꺼이 그만큼의 댓가를 치루고 기쁜맘으로 먹어 줄 소비자,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찾는 거예요.

어차피 농부마을 운영표방에 위와같은 운영취지를 밝혀야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가 마침 잘 되었어요.
나중에 이 글에서 참고해서 쓰면 되겠네요.
좋은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그리고 지금 주문된 깻잎 등의 주문서를 확인했어요.
여분의 감자는 그리로 보내 드려야 겠네요.
보니까 감자를 다른 분이 받으시니 말이예요.

그럼,
오늘 밤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초 긴장 중인데...
무사히 잘 지나갔으면 싶어요.

내일도 복 되고  온 가족이 건강하시기를 간정히 소원할께요.
안녕히 계세요.

추신 : 그 분께 제가 여기 올린 글을 가지고 면박 주지는 마세요.
사실 저희도 92년 8월 1일에 농촌에 들어와서 실정을 보기 전에는 ... 화학농법에 대해 그 보다 더 무관심했었으니까요.
아마 지금도 대부분의 모든 사람들은 그 분처럼 왜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친환경농업, 유기농업, 자연농법 농업이 왜 그렇게 중요한지 아직 피부로 느끼지 못할 거예요.